매년 4월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입니다. 세계 펭귄의 날은 미국 맥머도(McMurdo) 남극관측기지가 지구온난화와 서식지 파괴로 사라져가는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 남극 펭귄이 이동하는 시기에 맞춰 기념일로 정한 날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분포한 펭귄 17종 중 약 11종이 세계자연기금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혹은 취약종입니다. 어떤 내용을 정리했는지 살펴보세요.
세계펭귄의 날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갈라파고스펭귄은 약 1천500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펭귄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주요 먹이인 크릴새우의 개체군 감소 탓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크릴새우의 먹이가 감소한 데다 크릴새우를 남획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를 증가시켜 태풍과 폭염, 가뭄 등의 기후 변화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라져가는 펭귄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남극 얼음이 녹으면 펭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계십니까?
세계펭귄의 날을 만들게 된 이유는 바로 바다 얼음이 녹고 있기에 그렇다.
남극 바다얼음이 녹는 게 가장 큰 문제죠. 펭귄의 주식인 크릴 유생은 바다얼음 밑에 사는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바다얼음이 녹으면서 영양분이 공급됩니다. 바다얼음이 그렇게 두껍지 않기 때문에 광합성이 되니까 그 밑에 식물플랑크톤이 많이 자랍니다.
크릴 유생도 바다얼음 밑에 살며 거기에 있는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자랍니다. 겨울에 바다얼음이 튼튼하게 잘 얼면 크릴이 먹을 게 많아져서 크릴 수도 많아집니다. 반대로 겨울에 바다얼음이 얇게 얼면 식물플랑크톤이 줄어드니까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크릴이 먹을 게 없으니까 잘 자라지 못하고 알을 낳을 수 있는 성체까지 자랄 확률도 줄어듭니다. 또 바다얼음은 방파제 역할을 합니다. 남극 바다는 항상 바람이 불고 파도가 강한데, 바다얼음이 두껍고 넓게 펼쳐져 있으면 얼음 밑은 바다 흐름이 안정돼서 식물플랑크톤이 군집을 이루고 거기에 크릴 떼가 삽니다.
그런데 바다얼음이 충분히 얼지 못해서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파도가 얼음 밑에 있는 바닷물을 뒤집어 놓고 거기 있는 식물플랑크톤도 헤집어집니다. 그럼 크릴은 식물플랑크톤을 찾아서 여기저기로 흩어져야 됩니다. 크릴이 먹이를 찾으러 이동하는 데 에너지를 다 쓰게 되니까 성장하기에 굉장히 안 좋은 환경이 발생합니다.
여기서부터 남극 생태계 문제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구가 더워지니까 바다얼음이 얇아지고, 식물플랑크톤이 줄어들고, 크릴이 먹을 게 없어지고, 크릴을 먹고 사는 펭귄 같은 동물도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이게 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식물플랑크톤이 잘 자라려면 바다에 철분이 있어야 하는데, 펭귄과 고래가 그 철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펭귄과 고래가 크릴을 먹고 배설을 하면 바다에 철분이 공급돼서 식물플랑크톤에 비료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남극 디셉션 섬에 사는 턱끈펭귄 수가 줄어드니까 크릴 수도 줄었다고 합니다. 펭귄이 배설해서 바다에 철분을 공급해줘야 크릴도 먹을 게 있는데 그 고리가 끊어진 것입니다.
이 문제는 펭귄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문제가 있으며 지구 전체의 문제다.
이 문제는 단지 펭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식물플랑크톤과 크릴은 지구가열화를 막는 데도 큰 기여를 합니다. 식물플랑크톤이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크릴이 그걸 먹고 배설해서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거든요. 근데 그 고리가 끊어지니까 지구온난화를 막는 기능 하나가 사라지게 됩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 생명체에게 매우 치명적 위험
조선업계에도 펭귄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중.
기후 변화는 펭귄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탄소 중립'으로 요약됩니다. ESG 경영을 통해 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국내 조선사들의 다양한 노력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오는 2050년까지 선박의 탄소배출은 지난 2008년 대비 50%를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환경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여 기후 변화를 막아보겠다는 목적입니다.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연료 소모량이 확대되고,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도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하루 연료소모량은 250톤에 달합니다.
벙커C유 가격을 리터당 800원으로만 잡아도 하루에 2억원이 넘는 막대한 연료를 소모합니다. 여기에 초대형 크루즈선 한 척이 배출하는 대기 오염물질은 자동차 100만 대가 배출하는 오염물질과 맞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항만경제학회가 발표한 선박에 기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한 척이 배출하는 황산화물은 경유 승용차 5000만대, 초미세먼지(PM2.5)는 트럭 50만 대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관련 규제도 지속 강화되면서 선박을 제조하는 조선사들에게도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다양한 요구들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당장 유럽연합(EU)은 2050년 탄소중립목표인 유럽그린딜의 이행을 위한 독자적인 탄소국경제 법안을 마련했고, IMO도 오는 7월 열리는 총회에서 당초 목표로 잡았던 2050년 국제해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IMO 규제는 선박 운항에 절대적입니다. 해당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선박 운항이 금지됩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가 LNG 대신 메탄올, 암모니아 추진선 도입에 적극나서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역시 올해 초 9000TEU급 메탄올 이중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 했고, 향후 친환경선박을 확대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조선사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조선사들은 LNG나 LP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선박에 이어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 선박 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 3사의 최근 10년간 수소 선박 특허출원은 560건으로 전 세계서 가장 많습니다.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선박 개발 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와 국내외 선급(ABS, KR)은 조선업계 온실가스 배출량 스코프(Scope) 3 산정 표준화를 위한 공동개발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스코프3은 제품 생산 외 물류나 유통, 제품 사용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배출량을 의미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IMO는 203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 로드맵을 통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차세대 연료 추진선박과 운반선 등 친환경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