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에서 거대한 뱀의 움직임이 포착돼 화제입니다. 사람들 중 일부는 안동댐 영물 구렁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지난 2016년 6월 15일 연합뉴스 TV ‘Y스페셜’은 12일 경상북도 안동시의 안동호에서 배스 낚시하던 윤성찬 씨가 촬영한 ‘안동댐 아나콘다’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는 거대한 크기의 얼룩무늬 뱀이 물가 모래 위를 유유히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안동댐 영물로 불리우는 구렁이
해당 영상은 ‘안동댐 아나콘다’란 제목으로 SNS상에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며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나콘다’, ‘구렁이’, ‘살모사’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16일 노컷뉴스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아나콘다가 발견될 확률은 극히 낮다"면서 "누군가 애완동물로 기르다가 버린 게 (영상에) 잡혔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살모사는 사이즈가 매우 작고 최대 50~70cm다. 영상만으로는 구렁이라고 보는 게 충분히 합리적이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국립생태원 장민호 박사도 "영상만 봐서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지만, 아나콘다가 아닌 구렁이"라며 "최근에도 안동호 근처에서 낚시꾼들이 구렁이를 발견했다는 기사를 접한 것 같다"며 "구렁이는 멸종위기 2급이라 발견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구렁이는 우리나라 뱀 중 가장 큰 뱀으로 산림, 경작지, 호수, 하천, 인가 주변에 서식하나 개체수가 매우 적습니다. 4월부터 활동하며 5~6월에 교미한 뒤 7월에서 8월경에 6~21개 정도의 알을 낳습니다. 11월 하천 제방, 돌담, 산사면의 땅속, 바위틈, 고목 뿌리 안에서 동면합니다. 주로 설치류, 조류의 알 등을 먹으며 생활하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으로 알려졌습니다.(참고: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왜 구렁이는 영물이라고 할까?
뱀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이, 소리 없이 발밑을 스윽하고 스쳐 지나가는 듯한 촉감, 미끈하고 축축할 것 같은 피부, 무서운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기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게다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교활함의 대명사가 돼 버린 뱀은 분명 우리 인간에게 그리 반가운 동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혐오감 뒤에는 또 다른 호기심과 관심이 있습니다. 2013, 계사년을 맞아 뱀에 얽힌 일화들을 알아봅니다. 지혜ㆍ풍요ㆍ인내,‘천의 얼굴’을 가진 뱀 뱀은 파충강 뱀목 뱀아목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입니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뱀은 11과 2500여 종(국내는 11종이 서식)이며 이 가운데 독이 있는 뱀은 4분의 1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뱀으로는 수변지역 주변에 서식하는 무자치와 누룩뱀(석화사 또는 금화사로도 불림), 유혈목이(꽃뱀), 능구렁이, 살모사ㆍ쇠살모사ㆍ까치살모사 등의 살모사류가 있습니다.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입니다. 십이지의 여섯 번째 동물인 뱀(巳)은 방향으로는 남남동, 시간적으로는 오전 9시에서 오전 11시, 달로는 음력 4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입니다. 십이지 가운데 뱀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동물도 없습니다. 우선 서양의 경우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인 뱀은 인간에게 교활함의 대명사로 기억됩니다. 특히 뱀은 냄새를 맡기 위해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는 특성 때문에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로 문화적인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혐오감 뒤에는 호기심과 관심이 동시에 자리합니다. 가령 겨울잠에서 다시 깨어나고 주기적으로 허물(껍질)을 벗는 뱀은 불사(不死)ㆍ재생(再生)ㆍ영사(永生)의 존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뱀이 크면 구렁이가 되고, 이 구렁이가 더 크면 이무기(이시미)가 되며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거나 어떤 계기를 가지면 용으로 승격한다는 민속체계도 있습니다.
뱀의 범주에 속하는 구렁이.
뱀의 범주에는 이무기, 구렁이, 뱀이 다 포함됩니다. 뱀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습니다. 이것이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不死)→재생(再生)→영생(永生)의 상징으로 무덤의 수호신, 지신(地神), 죽은 이의 새로운 재생과 영생을 돕는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또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의 다산성(多産性)은 풍요(豊饒)와 재물(財物), 가복(家福)의 신이며, 뱀은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으로 문화적 변신을 하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제주도 무속신화에서 알 또는 새끼를 많이 낳는 뱀의 특징은 재물과 풍요, 다산의 상징으로 연결됩니다. 이른바 업신으로서의 뱀은 업, 지킴이 또는 집구렁이라 해 가옥의 가장 밑바닥에 살면서 집의 재산을 지켜주는 신격(神格)의 존재입니다. 한편 뱀은 민간의료의 약용으로도 쓰입니다. 약용으로 쓰는 뱀은 주로 살모사, 구렁이, 칠점사, 독사, 독뱀 등입니다. 뱀은 정력강장 작용을 하고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하강작용을 하며, 일체의 허약성으로 오는 질환에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뱀허물도 중요한 약재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지리지, 산림경제(山林經濟) 등에서도 뱀 허물이 약재로 쓰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뱀허물이 정창, 모든 상처에 파리와 구더기를 없애는데, 태(胞衣)가 나오지 않을 때, 경풍(驚風) 등이 쓰인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