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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쓰려고 할 때 고민해야 할 건 한가지 뿐이다.

방금 전. 2024. 1. 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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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쓰려고 할 때에는 많은 영화 지망생들은 예술가병에 걸렸습니다. 그들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천재인 줄 알고 뭔가 심오한 창작의 재능이 있는 줄 착각하거나 오해하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대학생 때 꽤 봐 왔습니다. 나이를 먹고 나서도 현업이든 전문 드라마 영화 대본 창작 교육기관을 다니면서 서로의 작품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을 때에도 이상한 대본을 쓰는 사람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그리고 어떤 시나리오가 좋은 시나리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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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나리오는 특이하고 어그로를 끄는 것으로 끝나면 안된다.

보통 영화판 대본 작가들은 자극적인 것만 찾지 어떤 주제의식이 없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실제로 대본을 다 읽고 나면 뭘 말하고 싶은지 전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잔인하거나 막연하게 웃기기만 하기도 합니다. 감정선과 개연성을 전혀 지키지 못한 채 자신의 시나리오가 팔리길 기도합니다. 특이해서 어그로를 끄는 시나리오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간단하고 뻔한 이야기는 아무도 안 쓸려는 태도.

사실, 아무도 안 쓸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못 쓰는 거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저도 20대 때 시나리오 작가 보조작가를 하면서 느낀 건 그때 당시에는 참신한 내용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면서 부터는 그런 방식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알게 됐냐고요?

실제로 많은 영화감독의 강의와 공영방송국 PD, 드라마 작가, 방송국 국장님을 만나면서 알게 된 점.

잘 나가는 영화감독과 대박을 친 드라마를 만든 관계자들에게 대본을 쓰는 방법을 비싼 돈 주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영상 창작을 하는 사람들임에도 똑같은 소리를 하는 걸 느꼈습니다. 그게 뭔지 말씀해드리겠씁니다.

  • 대중성 있는 내용을 써라. : 사람들이 관심 갖을 만한 주제로 대본을 써라는 의미입니다.
  • 시의성이 있어야 한다. : 드라마와 영화판 모두 대중성이 있는 재미와 사회의식이 반영된 내용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 흥미로운 전개를 구사해라 :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써라는 것입니다. 많은 지망생이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써라고 참신함과 독특함을 원하는 건데 그걸 계속 이상한 영화나 드라마 대본을 쓰려고 합니다.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 캐릭터의 매력을 주입해라. : 흥미로운 캐릭터를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누가 봐도 매력적이어야만 합니다.

위의 4가지는 어떤 분야에서 꼭 나오는 말입니다. 그럼 재밌는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좋은 시나리오 대본을 작업하려면 골방에서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게 아닙니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찾아서 봐야만 합니다. 당대 흥행했던 고전 영화를 모두 보면 더 좋습니다. 또 작품상을 받았거나 시나리오 수상작을 찾아서 보면서 왜 그들의 작품이 수상을 받을만 한지를 문서로 정리해야만 합니다. 실제로 많은 유명 작가들은 자신만의 문서 정리 폴더를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정도는 해야 성공합니다.

좋은 영화나 드라마를 필사해봐야 합니다. 그걸 영상 필사라고 합니다. 그것도 안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순 없습니다. 많은 유명 작가들은 하나같이 영상 필사 작업을 거쳤습니다.

또 좋은 대본을 찾아서 모두 읽어봐야 합니다. 대본으로 느껴지는 글의 힘을 느껴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글로 어떻게 재밌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지 판단이 됩니다. 이정도 노력은 해야 뭐라도 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이야기를 몇 편 갖고 있어야 작가로 성공합니다. 많은 지망생이 게을러 터져서 생각은 우주 정복인데 손꾸락은 놀고 자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엉덩이를 의자가 붙이고 글 쓸 생각을 안합니다. 정말 많이 봤습니다. 그래놓고 남의 글은 비판할 줄 알면서 지 글이 비판 받는 건 그렇게나 싫어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이 바닥에 정말 많고 당신이 안 그렇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항상 경계하는 게 자기합리화입니다.

정말 좋은 이야기는 사소한 일상의 쌀 한 톨 같은 이야기를 거대한 담론으로 만들 줄 아는 이야기다.

어벤져스처럼 우주를 구하는 미국인들 이야기만 영화가 아닙니다. 그럴 거면 아카데미 작품상에 어벤져스 시리즈가 모두 수상해야만 했죠. 하지만 영화 기생충이 전세계 영화사에 기록됐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영화 기생충이 왜 수상을 했는지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주변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대중성, 시의성, 당대성을 글로 녹여내야만 합니다. 그래야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고 여러분도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외형적 사건이 큰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내면적 갈등, 사람 간의 이해관계 속에 벌어지는 딜레마적 상황에서 캐릭터가 나아가는 방향, 시청자와 관객은 알지만 극 속 인물들은 전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비밀, 절대로 그래선 안되는데 그렇게 하고야 만 아이러니한 상황 등을 예측불가하게 구사하며 재미를 만들 줄 아는 작가가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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